성서대학

잠언 26:1 “미련한 자에게는 영예가 적당하지 아니하니 마치 여름에 눈 오는 것과 추수 때에 비오는 것 같으니라.” cf.사무엘상 12:16-17 “ 너희는 이제 가만히 서서 여호와께서 너희 목전에 행하시는 이 큰 일을 보라 오늘은 밀 베는 때가 아니냐 내가 여호와께 아뢰리니 여호와께서 우레와 비를 보내사 너희가 왕을 구한 일 곧 여호와의 목전에 범한 죄악이 큼을 너희로 밝히 알게 하시리라.”

 

비교된 본문은 사사시대의 마지막 위대한 지도자였던 사무엘의 고별연설(삼상 12장) 중 일부로 주변 열방과 같이 왕을 구하고, 우상을 섬기며, 여호와께 패역을 범하였던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 여호와 하나님께서 크신 권능을 나타내며 천둥과 비를 내리시는 장면을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위의 구절은 천둥을 일으키시고 비를 내리시는 능력의 하나님을 단순히 소개하는 구절이 아니다. 이 구절은 상식적으로 전혀 불가능한 일을 가능케 하시는 여호와의 모습과 당시 사회에 편만하게 퍼져 있었고 대다수 사람들이 섬기고 있었던 바알신앙에 대한 대응차원이 동시에 나타난 구절이라 할 수 이다.

이스라엘의 기후는 5월부터 10월이 건기이기 때문에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다. 특히 밀을 수확할 때인 5월 하순에서 6월은 전혀 비가 내리지 않는 기후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이스라엘의 지역적 특징 때문에 잠언 기자는 위의 본문같이 추수 때 비오는 일은 거의 없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이스라엘에서 밀 추수 시에 비가 오는 것은 여름에 눈이 오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사무엘은 이스라엘을 향한 최후 연설에서 패역을 행하는 백성들에게 여호와께서 밀을 거두는 때 천둥과 비를 내리실 것이라 외쳤고 곧 이 말씀은 실행되었다. 이는 그들의 상식으로 도저히 이루어질 수 없는 기적을 보여준 것으로 누구와 비교할 수 없는 여호와 하나님의 권능을 보여준 것이다. 다시 말해 잠언 기자의 표현대로 여름에 눈이 오는 것과 같이 도저히 일어남직하지 않은 일이 일어난 것으로 우리도 이러한 배경을 공유하고 성서를 이해한다면 깨달음이 배가 될 것이다.

또한 이 구절은 바알에 대한 강한 대응을 하고 있는 구절이라 할 수 있다. 가나안에서 바알 종교는 이슬과 비를 주관하는 종교로 알려져 있는데 이스라엘 사람들도 이러한 주변 상황에 편승하여 농사를 주관하는 신으로 여호와 대신 바알을 섬기고 있었다. 그런데 우가리트 문헌에 의하면 바알의 활동시간은 제한되어 있어 주로 우기에 활동하며 건기에는 지하의 신 모트(Mot)가 세상을 다스리고 있는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전체문맥을 통해 우상을 섬기지 말 것을 강조하고 있는 사무엘의 마지막 연설은 바로 이러한 바알종교에 대항하고 있는 것이다. 계절의 제약을 받고 있는 바알과는 달리, 본문은 여호와 하나님은 시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활동하시는 모습을 분명히 제시하고 있다. 이 제사를 통해 본문은 바알종교를 부정하고, 여호와 하나님만 의지할 것을 간절히 호소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이 성서의 배경을 조금만 살펴보면 열악한 종교 상황 속에서 최선을 다해 살았던 성서기자들의 치열한 삶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