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대학

51. 마카비와 하누카 축제

2016.09.14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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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비하 10:1-5 “마카비와 그의 동지들은 주님의 인도를 받아 성전과 예루살렘성을 탈환하고 이교도들이 광장에 쌓아 놓은 제단과 소위 그들의 성역을 헐어 버렸다. 그리고 나서 성소를 정화하고 제단을 새로 쌓고 부싯돌을 쳐서 불을 일으킨 후 이년만에 처음으로 그 불로 희생제물을 드리고 향을 피우고 등불을 켜고 떡을 바쳤다. - 그리고는 전에 이방인들이 성전을 더럽힌 바로 그 날 즉 키슬레브월 이십 오일에 성전을 정화하였다.”

 

성탄절에 즈음하여 이스라엘을 방문해 보면 유대인들이 즐겁게 어떤 절기를 지키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자세한 내막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유대인들도 성탄절을 즐겁게 지키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데 이것은 잘못된 판단이며 그들이 지키고 있는 것은 하누카(Hanukah)축제다. 하누카는 유대월력으로 키슬레브(Kislev)월 25일부터 시작하여 8일 동안 지속하는 축제로 그 기원은 헬라의 왕인 안티오쿠스 4세 에피파네스가 유다 종교를 말살하려 예루살렘 성전을 더럽히고 학정을 하자 마카비를 중심으로 이에 대항하여 싸워 성전을 수복하고 정화한 사건에서 유래한 것이다.(164 B.C.)

알렉산더 이래 페르시아로부터 유대지역의 관할권을 빼앗은 헬라 제국은 유대인이 섬기는 종교에 대해 대개는 관용정책을 베풀었다. 왜냐하면 유대인들의 성전 예배가 활발히 진행될 경우 그들이 더 많은 세금을 거둬들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티오쿠스 4세 에피파네스가 왕이 된 후에는 상황이 급변하였다. 우선 그의 특이한 개인적인 성향과 제사장권을 둘러싼 유대인들 사이의 반목, 그리고 안티오쿠스 4세가 이집트 원정에 실패했을 때 그가 죽었다는 잘못된 소문으로 말미암은 오해 때문에 그는 유대인들을 향해 종교 탄압정책을 실시하게 된다. 외경 마카비서에 기록된 안티오쿠스 4세의 종교탄압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그는 성전의 모든 금은기명들을 약탈하여 갔고, 할례를 금하였으며 예루살렘 성전에 제우스 신상을 세웠고 유대인들의 금기식품인 돼지고기를 쌓아 놓고 먹기를 강요하였다. 만일 유대인들이 이를 거부할 경우 능지처참보다 심한,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처참한 죽음을 공개적으로 당하게 되었다. 이러한 정황에서 유대인들은 순교 혹은 배교의 선택을 강요받을 수밖에 없었는데 여기에 저항의 깃발을 들고 반란에 성공한 사람이 유다 마카비를 중심으로 한 마카비 일가이다.

신구약 중간시대인 이 당시의 역사 기록은 외경 마카비상, 하서와 요세푸스의 역사서에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유대인 전설에 의하면 마카비 반란군들이 이 성전을 탈환하였을 때 기름이 하루밖에 쓸 수 없었는데 그 적은 기름으로 새로운 기름이 조달될 때까지인 팔일 동안 불을 밝힐 수 있었다는 기적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그래서 하누카 축제의 상징은 가지가 8개로 갈라진 촛대다.

하누카 축제는 성탄절과 비슷한 시기에 있기 때문에 미국과 같이 유대인이 많은 지역에서는 가지가 8개로 갈라진 촛대를 그린 하누카 카드를 성탄절 카드와 나란히 놓고 판매하는데 간혹 우리나라에서도 판매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성탄절과는 엄연히 다른 전통의 맥락에 서 있는 카드라는 것을 기독교인들은 인식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