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대학

31. 이혼장이 어디 있느냐

2016.09.14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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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50:1 “나 여호와가 이같이 이르노라 내가 너희 어미를 내어보낸 이혼서가 어디 있느냐 내가 어느 채주에게 너희를 팔았느냐 오직 너희는 너희의 죄악을 인하여 팔렸고 너희 어미는 너희의 허물을 인하여 내어 보냄을 입었느니라.”

 

암울한 바벨론 포로상황 속에서 유대백성들에게 희망의 말씀을 선포했던, 포로기의 시인이라고 불리고 있는 이사야 50장을 기록한 예언자는 절망 중에 있는 사람들에게 많은 희망의 말씀을 전하던 중, 본문과 같은 말씀을 선포하고 있다. 이 말씀은 유대백성이 자신들의 죄악으로 말미암아 포로로 잡혀오게 되었음을 강조하며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 이혼장을 써준 일도 채권자에게 판 일도 없다고 말하고 있다. 다시 말해 하나님께서 유대백성을 버리신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하며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그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는 구절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구절에서 인유라는 수사법을 사용하여 표현된 이혼장을 써준 일이 없다는 말씀의 배경을 살펴보면 하나님의 더욱 깊은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인유의 사전적인 정의는 “비유법의 하나로 유명한 시, 문장, 속담, 문학 등을 자신의 문장의 한 절에 인용하여 문장을 수식하거나 표현함을 통해 내용에 함축성이 있도록 하는 수사법”으로 청중과 함께 공유하고 있는 어떤 정승을 창조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포로기의 예언자는 이미 모든 이스라엘이 알고 있는 전승인 ‘남편이 이혼증서를 주어 이혼한 적이 있는 여인이 다시 전남편과 결혼할 수 없다’는 특수한 법에 대해 다루고 있는 신명기 24장 1-4절을 그의 예언에서 인유하고 있다. “누가 아내를 맞아 부부가 되었다가 그 아내에게 무엇인가 수치스러운 일이 있어 남편의 눈밖에 나면 이혼증서를 써주고 그 여자를 집에서 내보낼 수 있지만...”(신 24:1)

예언자는 현재 이스라엘의 상태를 언급할 때 포로기 백성들이 이미 알고 있는 신명기 법을 인유를 통해 표현하며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관계를 다음과 같이 설명해주고 있다. 즉, 현재 이스라엘의 상태는 죄악으로 인해 하나님의 심판을 받은 일시적인 고통의 상황이지 영원한 파멸(이혼)이 아님을 선언한 다음, 나라를 회복하는 데는 아무런 장애가 없음을 확인해 주고 있다. 다시 말해 예언자는 절망한 포로기 백성들 대부분이 생각하고 있듯이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관계는 단절된 것이 아님을 분명히 말하고 있고, 이혼증서를 써서 내보낸 상황이라면 다시 회복할 수 없겠지만 이혼증서를 써서 준 일이 없기 때문에 회복할 수 있다는 하나님의 뜻을 분명한 어조로 포로기 백성들에게 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예언자는 이스라엘이 현재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그들이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계신 하나님의 모습을 발견하고 그 앞에 무릎 꿇어야 함에 있다는 것을 아울러 강조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 말씀은 단순히 이스라엘과 하나님 사이가 이혼한 일이 없는 관계임을 나타내고 있는 말씀이 아닌, 자기 백성이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하나님의 모습을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는 포로기 시인의 외침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