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대학

34. 에스겔과 심판 희망의 메시지

2016.09.14 18:56

관리자 조회 수:183

겔 1:1-3 “제 삼십년 사월 오일에 내가 그발강 가 사로잡힌 자 중에 있더니 하늘이 열리며 하나님의 이상을 내게 보이시니 여호야긴 왕의 사로잡힌 지 오년 그 달 오일이라. 갈대아 땅 그발강 가에서 여호와의 말씀이 부시의 아들 제사장 나 에스겔에게 특별히 임하고 여호와의 권능이 내 위에 있으니라.”

 

예언자 에스겔은 유다왕국이 바벨론에 의해 멸망당한 포로기에 활동했던 예언자다. 에스겔도 여느 예언자와 마찬가지로 그가 활동했던 시대의 배경을 그의 메시지에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에스겔이 소명을 받았던 때는 여호야긴 왕 (유다 마지막에서 두 번째 왕)이 사로잡혀 간 지 5년후다. 여호야긴 왕은 선왕인 여호와김(609-597 B.C) 왕이 바벨론에 반역을 꾀하다 침략을 받아 예루살렘이 포위된 상태에서 의문의 죽음을 당한 뒤 왕이 되어 불과 3개월만에 예루살렘의 함락을 목도하고 많은 백성들과 함께 포로로 잡혀간(597 B.C) 비운의 왕이다. 이 때 바벨론은 유다를 완전히 점령하지 않고 자신의 말을 잘 따르는 시드기야(597-587 B.C)를 왕위에 앉히고 유다에서 퇴각하였다. 하지만 시드기야가 이후 바벨론에게 반역을 꾀하자 느브갓네살은 군대를 거느리고 유다를 쳐들어와 유다의 역사를 종식시키고 많은 사람들을 다시 포로로 붙잡아 간다.(587 B.C) 에스겔은 이러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여호야긴 왕이 사로 잡혀간 주전 597년에 왕과 함께 바벨론으로 잡혀간 사람 중의 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가 소명을 받은 것은 그 후 년이 지난 주전 593년 유배지에서였다. 이 때는 아직 유다가 멸망하지 않았고 본국에서는 시드기야 왕이 다스리던 때이다. 에스겔은 소명을 받은 직후 1-24장에 걸쳐서 바벨론에서 유다를 향해 무서운 심판의 메시지를 전한다. 그가 심판의 메시지를 전한 이유는 멸망하지 않은 유다 왕국이 하나님께 회개할 경우 멸망을 보지 않고 나라가 다시 일어설 수 있기 때문에 망하기 싫으면, 죽기 싫으면 회개하라는 심판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이다.

에스겔이 이렇게 유다의 멸망을 강한 어조로 외쳤던 이유는 앞에서 말한 바 같이 유다가 망하기를 바라서 외쳤던 것이 아니다 유다의 멸망을 진정으로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패역한 백성들을 향해 어서 빨리 하나님께 돌아오라는 간절한 호소이자 사랑의 표현을 하고 있다 할 수 있다. 바로 이 점을 이해하지 못한 채 예언서를 읽고 있는 많은 독자들은 예언자의 메시지를 융통성 없는 율법으로 오해하여 그 중요성을 간과한다. 다시 말해 현대의 시각에서 보았을 때 에스겔을 비롯한 예언서는 ‘망한다’,‘죽는다’하는 심판의 메시지가 주류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복음’과 ‘사랑’으로 대변되는 신약의 메시지와 너무 차이가 나고 있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이것은 많은 사람들의 착각이다. 에스겔을 비롯한 예언자들은 역사적 상황을 정확히 분간하여 메시지를 전했던 것이다. 즉, 회복의 희망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패역을 저지르는 백성들을 향해서는 돌아오기를 바라며, 또 다른 사랑의 표현인 무서운 심판의 메시지를 외친다. 하지만 이미 멸망하여 모든 희망을 잃어버린 백성들을 향해서는 일절 심판의 메시지를 자제하고 희망의 메시지를 선포하고 있는 것이다. 에스겔 선지자도 유다의 멸망 소식을 들은 33장 이후에서는 절망한 백성들을 향하여 아름다운 회복의 희망을 전했던 것이다.

결론적으로 에스겔의 메시지는 바벨론 포로 직전과 직후라는 미묘한 시대적 정황에 대한 정확한 대응으로 나왔다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