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대학

14. 기드온의 지혜

2016.09.14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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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삿 8:1-2 “에브라임 사람들이 기드온에게 이르되 네가 미디안과 싸우러 갈 때에 우리를 부르지 아니하였으니 우리를 이같이 대접함은 어찜이뇨 하고 크게 다투는 지라. 기드온이 그들에게 이르되 나의 이제 행한 일이 너희의 한 것에 비교되겠느냐 에브라임의 끝물 포도가 아비에셀의 맏물 포도보다 낫지 아니하냐 하나님이 미디안 방백 오렙과 스엡을 너희 손에 붙이셨으니 나의 한 일이 어찌 능히 너희의 한것에 비교되겠느냐 기드온이 이 말을 하매 그들의 노가 풀리니라.”    

     이스라엘이 남,북 왕조로 분열된 것은 솔로몬의 아들 르호보암 당시였는데(922 B.C) 성서를 자세히 살펴보면 분열의 징후는 300여년 전인 사사시대부터 이미 나타나고 있었다. 이스라엘은 야곱의 아들 12명의 후손으로 이루어진 12개 지파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 중 가장 탁월한 지파는 형제들 사이에서부터 탁월한 지도력을 인정받은 남쪽에 기반을 둔 유다 지파였다. 유다 지파의 독주가 계속되는 동안 나머지 지파들 사이에선 자연스럽게 유다 지파에 대한 견제 세력이 형성되었는데, 그 세력의 가장 중심에 선 지파가 북쪽에 기반을 둔 에브라임 지파였다. 사사기에는 유다지파와 에브라임 지파를 중심으로 한 비유다 지파 사이의 갈등과 비유다 지파의 리더로서 자기 역할을 수행하려는 에브라임 지파의 모습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데 사사 기드온 사건의 경우도 여기에 속한다.
    기드온은 므낫세 지파 사람으로 우리에게는 항아리와 횃불을 가지고 전쟁에서 승리한 ‘기드온과 삼백용사’로 잘 알려져 있다. 기드온이 상대한 민족은 유목민이며 호전적인 미디안 족속이었다. 기드온은 자신의 출신지파인 므낫세와 납달리, 아셀 지파를 이끌고 나가 ‘항아리 횃불사건’이후 혼비백산하여 도망가는 미디안을 추격하며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그런데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기드온에게 뜻하지 않은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에브라임 지파가 전쟁의 형국이 유리하게 전개되자 므낫세 지파 출신인 기드온에게 와서 왜 전쟁을 자신들의 허락을 받지 않고 수행했느냐고 항의하고 있는 것이다. 기드온은 막무가내로 억지를 부리는 에브라임 지파와 일전을 벌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실제로 딸을 번제로 바친 사건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후대의 사사인 입다는 억지 주장을 하는 에브라임과 전쟁을 벌여 에브라임 사람 4만2천명을 살육한 적이 있다(사사기 12장 참고). 그러나 기드온은 이러한 상황에서 싸워야 할 대상과 화친해야 할 대상을 지혜롭게 구분하였다. 기드온은 싸워야 할 대상은 미디안이지 동족인 에브라임이 아니기 때문에 에브라임의 억지 주장을 다음과 같은 말로 감싸주고 잇다. “에브라임의 주운 이삭이 아비에젤의 수확 전부보다 낫지 아니하냐”(너희가 한 일이 우리의 전쟁 성과보다 훨씬 더 크다). 이와 같이 에브라임과 화친을 선택한 기드온의 판단에 대해 성서는 같은 상황에서 에브라임과 전쟁을 선택한 입다의 행동과 구별된 평가를 하고 있다. 다시 말해 성서는 이방 족속과는 전쟁을, 동족과는 화친을 선택한 기드온의 행동을 더욱 높이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