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대학

13. 사마리아 오경

2016.09.14 18:24

관리자 조회 수:785167


           신 27:4 “너희가 요단을 건너거든 내가 오늘날 너희에게 명하는 이 돌들을 에발산에 세우고 그
                        위에 석회를 바를 것이며”    

     북이스라엘은 주전 722년 호세아왕을 마지막으로 앗시리아에 의해 멸망당한다. 왕국의 멸망이후 북이스라엘 사람들은 앗시리아의 민족혼합정책에 의해 앗시리아 지역으로 이주하여 살게 되었는데 이 곳에서 그들은 혼혈이 되어 야웨 하나님만을 섬기는 정통적인 신앙에서 멀어져 갔다.
     이후 모진 고난 속에서도 순수한 신앙과 민족의 정체성을 유지했던 유다사람들에 의해 ‘사마리아 사람’이라는 조소와 비난을 받으며 살아가게 되었다.
     그러면 이후의 역사에서 북이스라엘 사람들의 후예인 사마리아 사람들 중, 그래도 신앙을 지키며 야웨를 섬기던 사람들이 있었을 터인데 그들이 보았던 성경은 오늘날 우리가 보고 있는 것과 같이 39권의 ‘정경(Canon)’인지 의문이 들게 된다. 대답은 물론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성경은 멸망이후 신앙과 순수한 핏줄을 지켰던 유다왕국 중심의 말씀이기 때문이다. 사마리아 사람들은 그들이 멸망하기 이전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는 오경만을 자신의 정경으로 삼고 있었는데 우리는 이 성경을 사마리아 오경이라고 부르고 있다.
     사마리아 오경은 거의 대부분의 내용이 우리가 가진 오경과 유사하지만 그들의 특수한 환경 때문에 의도적으로 성경을 수정한 경우를 찾을 수 있다. 먼저 사마리아인의 분파주의적 성격에서 기인하는 문제로 예루살렘보다는 사마리아인들의 중심지인 세겜이 유일하고 적절한 예배 장소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신명기에서 중앙성소를 강조하며 훗날 예루살렘 성전을 지칭하는 표현인 “여호와께서 택하실 장소”를 “여호와께서 택하셨던 장소”로 수정하여 예루살렘이 아닌 그리심산의 성소가 중앙성소가 되었다고 자신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또한 아브라함이 이삭을 번제로 드리려 했던 장소도 히브리어 성경 본문의 예루살렘의 모리아대신 세겜 근처의 모레로 변경시켜 조상으로부터 내려온 신앙의 뿌리가 자신들 위에 있음을 나타내려 하였다. 그리고 사마리아 오경은 그리심산 위에 성전을 건축하라는 명령을 출애굽기 20장 17절 다음에 첨가시켰고, 신명기 27장 4절에 언급한 야웨를 위해 돌단을 쌓은 곳도 에발산 대신 그리심으로 자신의 의도대로 수정하였다.
     그러나 자신의 환경과 자신들의 정당성을 위해 성경을 수정한 경우는 그 어떤 경우라도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다. 한 예로 유대인들은 성경을 필사할 경우 오자라 할지라도 본문에는 오자를 그대로 옮겨 적고 읽을 때는 수정된 형태로 읽었는데 이는 의도적인 수정을 원천봉쇄하기 위한 한 방편이었다. 이러한 사마리아인의 전통은 오늘날에도 이어져 이스라엘 요단강 서안 지역인 나불로스(세겜)의 그리심산 부분에는 2,500년에 걸쳐 자신들이 요셉의 직계 후손(에브라임, 므낫세, 지파)임을 주장하며 그들만의 전통을 지키며 살아가는 7백여 명의 사마리아인의 후예를 만날 수 있다.